평소 맵고 짠 음식을 즐기고,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헬리코박터균 보균율이 높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위는 가장 병이 많은 기관이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보는 게 위 관련 질환이라는 뜻. 맛있는 음식만 찾을 게 아니라 속부터 챙겨야 한다.

영화배우 장진영은 지난해 9월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의 한 행사에 참석했을 때, 속이 좋지 않다며 식사도 마다한 채 자리를 떴다. 몇 달 전부터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배에 통증도 있었지만 식사를 마다할 정도는 처음이었다. 위궤양 정도로 여겼던 그녀는 종합검진 결과 위암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와 지인들은 물론, 국민 전체가 위암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다. 이처럼 위암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크게 번지는 병이다.

한 의료업체에서 전국의 성인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최근 6개월 동안 속이 불편하다고 느낀 사람이 49.6%였고, 이중에서 가장 많은 증상이 바로 소화불량과 속쓰림 등의 위장증상이었다. 특히, 속이 불편하다고 느낀 이들의 21.6%가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평가를 받았다고 하니 위장질환이 우리 몸의 컨디션과 얼마나 연관성이 깊은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평상시 주먹만한 크기를 유지하고 있는 위는 음식이나 물이 들어가면 2리터까지 늘어날 만큼 고무 같은 신축성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위는 하루 3번의 식사를 하는 사이사이 공복감을 느끼지 않도록 일정한 시간 동안 음식물을 저장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이곳에서 발생하는 위산과 위액은 단백질을 분해하고, 음식물 속 세균을 없애며, 음식물을 부수어 다른 기관에서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처럼 위는 음식물의 소화와 저장, 병균 소독을 하는 중요한 기관이지만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하면 쉽게 병을 얻는 곳이기도 하다. 증상의 심각도별로 구분해서 알아보자.

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많이 걸리는 질환 ‘위염과 위암’

가장 많이 앓고 있는 속병 ‘소화불량’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위는 본인의 의지로 제어할 수 없는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비에비스나무병원의 민영일 원장은 스트레스와 소화불량의 밀접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위는 불안이나 우울, 스트레스, 긴장과 같은 감정이나 정서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율신경계에 의해 위의 운동이 저하되고 자연스레 소화불량 증세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도한 긴장을 해서 위에 탈이 나게 된 경우를 흔히 ‘신경성 위염’이라고 말하는데,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기능성 소화불량’ 증세다. 식사한 뒤 속이 불편하고 가스가 차고 메스꺼우며 조금만 먹어도 속이 금방 차는 것 같은 증상을 보인다. 이중에서도 혈액검사나 내시경 등 일반 검사로 원인을 밝혀낼 수 없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라고 한다. 이런 소화불량증은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속병이다.

구체적인 증상으로 드러나는 ‘위염, 역류성 식도염’

‘염증’은 우리 몸에 맞지 않는 어떤 물질이나 균이 들어오는 경우 나타난다. 체내에서 직접 생산되는 물질이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똑같이 위장에 맞지 않는 어떤 물질이 들어오면 급성 또는 만성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보통은 약물, 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원인이 된다. 위염의 증상은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며 때론 쓰리고 아프다. 증상만으로는 단순 소화불량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위와 관련된 또 다른 병은 바로 역류성 식도염이다. 위산이 식도로 올라오면서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위와 연결되는 식도 끝에는 강한 산이 섞인 내용물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괄약근이 있는데, 이 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지거나 저절로 열릴 때 역류성 식도염이 발생하게 된다. 역류성 식도염이 있으면 가슴이 뻐근하게 아프고 쓰리며 가슴 한복판에서 뜨거운 기운이 목으로 뻗치는 느낌이 든다. 또한 신물이 자주 넘어오는 증상도 나타난다. 보통 지방이 많은 음식,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 청량음료, 음주, 흡연, 복부 비만 등이 원인이다.

출처 : http://danmee.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4/23/2009042301436.html?srchCol=news&srchUrl=news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