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의 덩치는 크고 얼굴은 멍게피부처럼 울퉁불퉁한 남성이 찾아왔다. 진맥을 하고 상담을 해 보니, 열성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얼굴 뾰로지 함몰 흉터가 있는데다 아토피를 어릴 때부터 앓았었고 아직도 후유증이 남아있는 상태였다.문제는 지방간에 고콜레스테롤혈증까지, 조금의 협심증 증세도 보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흉곽 속으로 살이 차 들어가면 심장과 폐를 지방이 직접 짜 누르는 역할을 하게 되어 가슴 답답증과 쪼임증을 보이게 된다.

이환자의 고민은 다름 아닌 탈모. 탈모 치료를 위해서 반드시 체중 감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방간과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를 위해서도 체중감량은 필수적 치료방법이다. 원형 탈모가 수십번은 다녀간듯 흔적이 난해하게 겹쳐져 있었고, O자형 탈모와 M자형 탈모가 겹쳐 있었다. 걱정스러운 면은 뒷통수에도 모발이 많이 탈락돼 있었다는 점이다. 웬만해선 뒷통수에서는 모발 탈락이 잘 오질 않기 때문이다.

1단계, 스트레스 열독과 체질성 간열독을 해독하는 처방을 먼저 해야만 했다. 이미 간에 상당한 부담이 가고 있는 상태였고 근육과잉으로 인한 비만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해독제 계통의 처방이 필요했다. 석달간의 긴 해독 과정을 통해 체중은 7kg 감량했고 그 중에서도 근육이 5kg 빠졌다. 탈모 부위에 솜털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두피에 흐르던 개기름이 많이 줄어들었다. 떡비듬도 거의 없어졌고 가려움증도 사라졌다. 얼굴에 나있던 함몰흉터도 반 정도로 크기가 줄어 들었고 얇아졌다. 두피에 늘 5~6개는 나와있던 멍게같은 뾰로지도 조그만 흔적들만 남기고 사라졌다. 두피에 누적된 열독성 염증층을 없애기 위해 발산침을 1주일에 2회 이상씩 계속 놓았다. 아직은 완전하게 체질이 개선 된 상태가 아닌지라 피곤할 때면 두피가 조금씩 가렵다는 말도 했다.

2단계, 아랫배로 내려간 보일러 양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비만 처방에 들어갔다. 거의 4개월 정도의 기간동안 15kg을 감량했다. 근육이 워낙에 많은 체질이다 보니 지방만 있는 지방형 비만과는 빠지는 속도에 차이가 좀 많이 났다. 모발이 모공마다 2~3개 정도씩 올라오는 걸 관찰할 수 있었고, 두피의 색이 염증성 발적이 전혀 없는 깨끗한 선홍색을 띠고 있었다. 물론 개기름과 염증성 떡비듬도 없어졌다.

3단계, 이제부터는 시간만 지나면 털은 다 나게 돼 있다. 탈모에 전문으로 사용하는 발모제 외용약과 내복한약을 6개월간 처방하면서 두피에 재생침과 발모침을 놓기 시작했다. 침과 두피케어는 직접적으로 두피의 상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환자의 시간이 가능하다면 꼭 시술을 하고 있다. 실제로 침을 시술하지 않고 약물치료와 외용제 치료만 하는 환자의 경우는 치료기간이 2~3 개월 늦어진다.

필자의 탈모치료 경험으로 봐서 정확한 두피진단과 체질특성 파악이 있다면 탈모의 치료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살 빼면 털 빠진다” 라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만 이건 잘못된 상식에 속한다. 굶어서 억지로 빼거나 무리한 운동을 통해 소모성으로 빼게 되면 당연히 머리털은 빠지게 된다. 영양 장애로 인한 박탈성 탈모인 셈이다.

하지만 체질 개선을 통해 비만 치료를 하게 되면 오히려 탈모와 관련된 호르몬들이 정상적으로 균형이 잡혀지고 장애요소가 없어지게 된다. 비만치료는 탈모환자의 60% 정도에서 꼭 필요한 치료 방법이라 하겠다. 특히 열성 근육형 비만인 경우는 열성 탈모나 지루성 탈모를 직접적으로 유발해 내기 때문에 이 비만의 원인 치료는 탈모 치료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출처 :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4291608272&code=9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