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있는 한의원은 모든 한약재를 초음파세척기로 중금속 제거

지난 주 토요일엔 3대째 단골로 다니는 K부인이 병실을 찾았다. 그녀의 시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는 집안 식구 중 누가 아프기만 하면 찾아와 약을 지어갔다. 그 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부턴 며느리인 그녀가 이젠 찾아온다. 식구 가운데 누가 아프지 않더라고 일 년 중 봄 ? 가을이면 으레 것 아들, 며느리, 손자 온 식구의 약을 지으러온다.

그런 그가 오늘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항의조로 “선생님,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 보면 어디 한약 먹겠어요?”한다. 내가 “아니 왜요?”하고 물었다. “선생님은 텔레비전도 안보세요? 어제저녁 뉴스에서도 한약에 무슨 중금속이 들어 있어 간에 좋지 않다고 하던데요?” “그 뿐인 줄 아세요. 요즘 병월엘 가면 의사들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한약 잡수시지요? 한약을 복용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해요.”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H부인도 “선생님, 한약을 먹고 싶은데요, 요즘 매스컴을 보면 어디 한약 먹겠어요?”했던 생각이 난다.

물론 중금속에 대한 문제는 한약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농산물, 어패류 등 식품전반에 관련된 문제로 환경오염과 관련된 문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거기에 잔류 중금속이 들어있어 인체에 해롭다면 이는 병 주고 약주는 격이 되고 만다. 그러니 소비자들이 한약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관련부처에서는 한약재의 안정성에 대해 많은 시책을 강구하고 있다. 우선 한약재는 원료의약품으로 일반인이 그냥 구입해먹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한의사)이 구입해 일정한 조제과정을 거쳐 투약하는 것이다.
한의원에서는 한약재를 구입하면 일단 초음파세척기로 중금속을 제거한 뒤 달인다. 또한 식약청에서는 중금속 허용기준을 카드뮴0.3㎎/㎏ ppm이하로 정하고 한약재의 안정을 감독하고 있다.

한약복용은 중금속 오염의 정화작용: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2009년 제1회 세미나에서는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민생체 내 실태조사 2차년도 연구에서 2,300여명을 대상으로 혈액, 소변, 중금속 분석결과 한약 복용자와 비복용자의 차이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탕약을 복용했을 때 감소하고 있어 신체를 정화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는 발표가 있었다(한의신문. 2009. 2. 19일자 1면). 따라서 한약을 복용하더라도 중금속으로 인한 인체에 피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한방병원이나 한의원 같은 정식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한약을 지었을 때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언론매체에서는 이를 너무 과장되게 보도하고, 병·의원에서는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이 무조건 한약을 먹으면 안 된다고 하여 환자들을 불안케 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의료인으로서 윤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것이다. 의료윤리에서는 의료인은 환자에게 자신의 진료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또는 다른 의료인의 환자를 유인하기 위해 다른 의사들의 치료나 진단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다. 자기 전문분야가 아니면 “그 분야는 제 분야가 아니니 잘 모른다”고 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의 자세이지 다른 전문인의 의료행위를 폄훼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못 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한약은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이 아니라, 봄·가을 절기 따라 꼭 먹어 미리 건강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정식의료기관을 통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복용할 때 문제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출처]글로벌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