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족과 함께 대형규모의 유명한 찜질방을 찾아갔었다. 평소에 반신욕을 좋아하는 터라, 서울 근교의 여러 곳을 다니는 편인데, 이곳에서는 아주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말았다. 건물전체에 걸쳐 여기저기에 부항사진 광고를 붙여 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필자는 그 업소의 엄청난 안전불감증과 대담한 불법성에 아연실색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일반인들의 경우, 한의사가 아닌 무면허업자가 침 뜸 부항 행위를 하는 것이 큰 불법이라는 것과 시술받은 환자가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하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었다.

무면허진료 생명 위협
이러한 돌팔이 무면허자들의 방법은 상당히 교묘해서 일반인들로 하여금 착각을 일으키게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보통 봉사활동이나 자기치료 체험방과 같은 광고로 사람들의 시선을 현혹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마치 자기가 대단한 방법을 개발한 양 효과를 과장광고 하여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전국에 있는 한의원에서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몇 천원이면 안전하게 받을 수 있는 치료를, 몇 만원씩의 돈을 내고 받게끔 만드는 것이다.
설령 백번 양보해 그 무면허업자의 말을 인정해 실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 위험성은 여전히 무척 크다. 예를 들어 운전 잘하기만 하면 운전면허증 없이 무자격으로 운전해도 좋다는 해괴한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행위는 결국 참사를 일으키게 되는데, 며칠 전 돌팔이 무면허 업자가 쑥뜸방을 차려놓고 비만을 치료한다며 불법으로 쑥뜸과 부항 등 한방의료행위를 시술해 17세 여학생의 꽃다운 생명을 앗아간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실제 불법의료행위로 인해 사망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무면허업자의 침 뜸 부항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는 피하는 게 좋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재미난 기록이 나온다. 어의 허준에게 침을 맞고 좋은 효과를 느낀 광해군이 다음날도 또 침을 맞겠노라고 말하는데, 허준 선생은 임금의 뜻을 꺾고 침을 놓지 않는다. 치료하던 왕이 죽으면 따라서 귀양 가야 하는 시대에, 대놓고 왕명을 거역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기 때문이다.
기력이 너무 쇠약해져있거나 장거리 여행 음주 상태 등의 몸 상태에 따라 침은 피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쑥뜸 또한 열성질환이나 당뇨 소갈과 같은 증상은 신중해야 한다. 부항요법 또한 어혈이 있는 경우가 적합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한의사의 신중한 진단과 판단이 필요한 법이다. 전국에 있는 1만6000명의 한의사는 이러한 점을 매일 상기하며 진료에 임하기에, 환자들이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가족부에서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한 신고포상금제를 운영하는 바, 주변에서 한의사가 아닌 자가 한의원 아닌 곳에서 침 뜸 부항 행위를 하는 것을 목격하면, 바로 신고하여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을 없애고 건강사회를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

장동민 하늘땅한의원 원장

출처:내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