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성질인 도라지의 맛은 약간 쓰다.
한방에선 ‘길경’이란 약명으로 불린다. 호흡기병이나 신장병을 치료하고자 할 때 많이 사용된다. 도라지는 특히 목 감기에 좋은 약용식물이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 도라지에는 약 성분을 끌고 상승하는 묘한 작용이 있다. 다른 한약재에 도라지를 넣으면 그 약 성분의 작용이 폐·기관지에 미치도록 도와준다. 이를 ‘인경작용’이라고 하는데, 도라지는 이 인경작용이 강한 약재다.
도라지는 돼지고기와 어울리지 않으므로 같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라지는 음인, 특히 태음인 체질의 소유자들에게 좋은 식품이다.
태음인은 다른 체질에 비해서 선천적으로 호흡기가 약하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괜스레 가슴이 답답해져 마른기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태음인은 요즘 같은 겨울철엔 감기 등 호흡기병에 걸리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다.
도라지는 소염·진통효과와 진정효과 외에 특유의 쌉싸래한 맛을 내는 사포닌의 작용으로 기관지의 점액분비 기능을 높여주는 효과도 나타낸다. 그래서 목 감기로 인한 가래를 삭이고 목의 통증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좋은 약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도라지는 인후염이나 급·만성기관지염, 급·만성편도선염 등의 치료 및 예방 식품으로도 쓰일 수 있다.
도라지 대신 더덕을 써도 된다. 하지만 더덕보다는 도라지가 구하기 쉽고, 값도 싸서 실용적이다. 호흡기가 약한 탓으로 평소 기침감기에 자주 걸리고 약간 뚱뚱한 사람, 담배를 많이 피우는 사람은 도라지를 밑반찬으로 자주 섭취하는 게 좋다.

출처 동양일보
임 규 돈 <닥터스 한의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