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가을을 알리는 찬바람이 불면 너도나도 보약을 찾게 된다. 진료를 하다보면 “몸이 피곤하고 무기력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지만 종합검사를 해도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요”라며 만성적인 피로에 대해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한방에서 보약이란 용어는 부족한 정기(正氣)를 보충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기란 인체가 활동하는데 꼭 필요한 에너지와 영양, 내분비계통의 기능을 말한다. “피곤한데 보약이나 한 제 먹을까”라며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보약은 정신적, 육체적 활동능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보약은 여러가지 약물의 복합작용인 만큼 환자의 현재 상황을 자세히 알고 배합을 잘해야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주된 치료목적을 담당하는 주약(主藥)과 약력(藥力)을 도와주고 부드럽게 하거나 약의 독성을 중화하는 보조약이 잘 배합돼야 한다. 따라서 ‘생활의 피로’ 조차도 한의사가 처방한 보약을 통해 온전히 치료할 수 있다.

한의원에서는 한약이외에도 환자의 치료시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이유가 모든 질병과 증상이 환자의 체질, 생활습관, 직업 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피로로 보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자신의 현재 질병상태도 개선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용하길 바란다.

보약은 몸의 상태에 따라 크게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첫째, 기(氣)가 부족해 땀을 많이 흘리고 쉽게 피로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보중익기탕(補中益氣湯) 사군자탕(四君子湯)을 기초로 삼는다. 둘째, 혈(血)이 부족해 얼굴빛이 창백하고 빈혈증세를 자주 호소하면 사물탕(四物湯) 당귀보혈탕(當歸補血湯)을 참고한다. 셋째 음(陰-몸의 진액)이 부족해 갈증이 심하고 몸이 수척하면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을 참고한다. 넷째, 양기(陽氣)부족으로 추위를 많이 타고 정력이 약한 경우엔 팔미환(八味丸) 녹용대보탕(鹿茸大補湯)을 고려해 본다.

보약하면 먼저 떠오르는 약재가 바로 녹용인데 알려진대로 녹용의 효능은 무척 광범위해서 남녀노소에게 모두 쓰이며 요즘은 녹용이 뇌세포의 활성촉진과 간기능개선, 당뇨병치료, 노화방지 및 동맥경화 치료효과 등의 약리작용 때문에 단지 보약으로서만 아니라 치료제의 개념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보약은 신체 저항력을 높여주어 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켜주고 노화과정을 늦추며 세포의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보약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 우선 음식물의 소화기능과 장이 약한 사람은 한의사와 상담 후에 보약을 선정 받아야 한다. 또한 감기 등 급성 감염성질환이나 발열시에는 처방을 받은 보약을 복용 중이라도 처방한 한의사에게 문의후 지도를 받아야 하며, 고혈압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환자도 자신에게 맞는 보약을 처방 받길 원한다면, 이 경우 해당질병과 원기회복의 장점을 살린 보약으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출처] 소리청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