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암세포만 표적 공격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표적항암제가 속속 개발되고, 이들의 효능·효과가 입증되면서 암환자들의 생명연장 및 완치, 부작용 최소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의 신약 개발 패턴도 주로 표적 중심의 치료제로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표적항암제들이 해결해야 할 일부 과제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 약제들이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킬 것이라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유방암 환자를 위한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인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은 기존 항암제와는 달리 특정 표적인자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해 정상세포를 보호하고 암세포만을 공격해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특히 허셉틴은 ‘HER2’(인간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 과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역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HER2 과발현 조기 유방암 환자들의 완치율을 높인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허셉틴은 199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HER2 과발현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치료제로 승인됐고, 국내에는 2003년 출시됐다.

2006년에는 HER2 과발현 조기 유방암 치료제로 적응증이 확대됐다. HER2 과발현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20~30%를 차지한다.

HER2는 세포의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때문에 HER2 과발현 유방암의 경우 재발이 많으며 예후가 좋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허셉틴은 암세포 표면의 HER2에 결합해 신호전달을 차단, 암세포 성장을 억제해주고, 체내 면역체계 활성화를 도움으로써 HER2 과발현 유방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30개월 이상 연장시켜준다.

또한 최근에는 허셉틴이 유방암뿐만 아니라, HER2 과발현 진행성 위암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연구돼 화제다. 지난 1일 미국 올랜도에서 진행된 미국임상암학회에서 발표된 임상연구에 따르면, 기존 표준 항암요법에 허셉틴을 추가함으로써 HER2 과발현 진행성 위암 환자의 생존기간이 평균 13.8개월로 3개월이 연장되는 유의한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위암 치료에서 표적치료제의 효과가 최초로 입증된 것으로, HER2 과발현 진행성 위암 환자들의 사망위험을 약 26%까지 낮춰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HER2 과발현의 정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생존기간이 평균 16개월로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진행성 위암에서 현재 쓰이는 항암요법이 10개월 정도의 생존기간을 보인다는 것에서 볼 때, 이는 매우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임상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로슈사는 허셉틴의 HER2 과발현 진행성 위암에 대한 적응증을 추가할 계획이다.

< 장형순 헬스경향기자 soonhj@kyunghyang.com>
출처 :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6241528315&code=900303
언론사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