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우리나라 고혈압 유병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혈압 유병률이 3배가량 증가한 데 비해 이 기간동안 고혈압으로 인한 의료비용은 9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혈압이 의료비용 증가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의료비용 절감 차원에서의 고혈압 조기치료와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한림의대 사회의학교실 김재용 교수는 최근 열린 ‘제7회 한림-콜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심포지엄’에서 2007년 실시된 ‘연도별 고혈압 주부상병 의료이용현황 및 고혈압 관련약제 처방 현황(대한순환기학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기초해 이같이 밝히며 국내 심혈관계 질환의 10년 추이를 진단하고, 그 심각성을 제기했다.

발표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05년까지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총진료비가 고혈압은 9.0배, 뇌졸중 6.9배, 심장질환 6.0배, 당뇨병은 8.0배 증가했다. 동 기간 전체 국민의료비가 2.9배 증가한 것과 비교해보면 심혈관계-만성질환은 전체 의료비 증가의 주범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고혈압의 경우 유병률이 95년 3.3%에서 2005년 10.1%로 3배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의료비용은 약 3590억원에서 3만2440억원으로 무려 9배나 증가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이처럼 고혈압의 의료비용 상승폭이 큰 데는 이유가 있다. 사회의 고령화 경향(16.1%)과 물가인상(17.0%), 치료 강도의 증가로 인한 순비용 증가(29.6%), 의료이용률 증가(37.3%)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적됐다.

이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한 의료이용률 증가는 고혈압이 가진 고유한 특성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고혈압의 경우 그동안 건강관리에 남달리 관심이 있지 않은 이상 진단이나 치료가 쉽지 않아 질환이 있어도 방치하기 쉬웠다. 이 때문에 일부러 혈압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진단을 하기 어렵고, 평소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율도 매우 낮은 질환이었다. 그러나 차츰 건강검진이 보급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998년 27%이던 고혈압 인지율이 2001년 36.1%, 2005년 59.8%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또 그동안 고혈압을 인지만 할 뿐 방치해두고 있던 환자들도 점차 치료를 시작해 치료율이 같은 기간 19.1%에서 29.3%, 다시 47.1%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러한 인지율과 치료율의 증가가 의료비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 교수는 “고혈압이 이렇게 의료비용을 급증시킨다는 특성을 감안해 앞으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고혈압 환자들을 조기 치료 및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인적·사회적으로 의료비용 절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6171448365&code=900303
언론사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