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화된 암(癌) 치료 시대는 이미 구시대적인 치료법이 돼 버린 지 오래다. 진단기술의 발달, 다양한 표적치료제, 최첨단 방사선치료 등 치료방법은 개개인의 암 유형과 발병 및 전이 경로 등을 고려한 맞춤치료로 다양화되고 있다.

폐암이나 위암, 대장암과 같이 딱딱한 모양을 한 고형암 초기라면 수술이나 방사선요법과 같은 국소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암세포가 전신에 퍼진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한다. 암이 국소적으로 많이 진행돼 국소요법으로 완전 제거하기 어렵다면 먼저 항암화학요법으로 암의 크기를 줄인 후 수술이나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다.

표적치료제 중 일부는 암 세포만 정확히 공격해 치료하면서 암의 패러다임을 난치병에서 만성병으로 바꾸는 출발선을 끊기도 했으며, 다양한 항암제의 개발은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복합화학요법(몇 가지 항암제 동시투여)도 가능하게 했다.

이러한 다양한 치료방법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 시행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이러한 진단을 위해 그동안 여러 암 관련 진료과들이 함께 모여 어떠한 치료법을 적용해야 좋을지에 대한 컨센서스를 이루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져 왔다. 이것이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항암방사선치료센터 의료진이 수시로 회의실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이유다.

암 종별 공동 진료팀으로 최적의 치료

강남성심병원은 2006년 항암방사선치료센터를 개소하면서 그 내부에 ‘다학제적 종양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암 진단과 최적의 치료방법 찾기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학제적 종양위원회란 말 그대로 관련된 진료과들이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함께 접근해 논의한다는 의미다.

암 치료에 있어 협진과 센터진료가 큰 병원들을 중심으로 보편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 강남성심병원의 다학제적 진료를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은 단순히 한두 명의 전문의가 모든 치료방침을 결정하는 단순한 협진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학제적’이라는 의미 그대로에 충실해 외과, 치료방사선과,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등 관련된 모든 진료과의 전문의가 참여해 의견을 개진토록 함으로써 환자의 상태와 암 진행 정도에 따른 최선의 치료방침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암 종별에 따른 진료팀을 운영, 더욱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진단 및 치료방침 결정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위암팀, 유방암팀, 대장암팀, 폐암팀, 부인암팀 등으로 구성된 각각의 진료팀은 우수한 치료성적을 거두며 환자 만족도와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강남성심병원 항암방사선치료센터 김정한 교수(혈액종양내과)는 “무조건 각 진료과가 모여서 논의하는 획일화된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 병원의 규모, 특성, 진료과별 의료진 수 등을 고려한 차별화된 다학제적 진료의 모델을 정립해 나가고 있다”며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최첨단 방사선 치료장비 모두 갖춰

여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센터가 갖춘 최첨단 방사선치료 장비들이다. 센터는 2006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영상유도 방사선치료기’를 비롯해 ‘세기조절 방사선치료기’ ‘호흡연동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Varian iX 선형가속기’ 등 국내 최고의 첨단 방사선 치료장비와 치료기술들을 갖추고 있다.

이 장비들은 세계적으로도 일부 선진 병원에서만 설치돼 있는 최신 모델로 암 조직과 인접한 건강한 조직에 대한 방사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CT영상으로 방사선치료 진행상황을 확인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영상유도 치료가 가능해 정확도 제고에 도움을 주고 있다. 환자의 호흡으로 인한 움직임까지 계산해 방사선량의 위치와 양을 조절하는 ‘호흡연동 방사선 치료기’도 더욱 정확하고 안전한 방사선 치료를 가능토록 하고 있다. 초정밀 컴퓨터 영상으로 작은 유방암도 놓치지 않는 디지털 유방촬영기, 적은 방사선으로 고해상도의 영상을 얻을 수 있어 암 진단에 유리한 64채널 CT, 뇌종양·두경부암·부인암·척추종양 등 암 진단에 효과적인 최신 모델의 MRI,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암을 찾아낼 수 있는 PET-CT 등도 센터에 갖추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암을 진단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센터 오픈 3년 만에 SCI급 논문 17편 발표

강남성심병원 항암방사선치료센터에서는 한림대의료원 산하병원인 한림대성심병원, 한강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 춘천성심병원과 공동으로 항암 및 방사선치료의 수준과 질을 높이기 위한 국내외 다양한 임상연구를 실시해왔다. 다른 의료기관과의 다기관 임상실험에도 활발하게 참여하며 연구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주로 항암제를 이용한 여러 임상실험을 하고 있는데, 개소 이후 3년여 만에 17편의 SCI(과학인용색인) 논문을 쏟아낼 정도로 연구에 열정적이다.

대표적인 임상연구로는 △진행성 비소세포성 폐암에서의 이리노테칸 및 시스플라틴 병합요법의 효과 △진행성 비소세포성폐암의 2차 항암화학요법으로 국산 항암제인 제넥솔피엠의 단독요법의 효과 △진행성 대장암 환자의 3차 항암화학요법으로 마이토마이신과 에스-1의 병합요법의 효과 등이 있으며, 매우 호평을 받고 있다.

■ 항암 및 방사선치료 시 행동수칙

1. 적당한 칼로리의 균형 잡힌 식사

- 영양 상태가 좋아야 부작용이 적다. 열량이 많은 음식을 소량씩 나눠 먹는 게 좋다.

2. 날 음식은 삼가, 철저한 위생관리

- 면역 기능이 저하돼 감염 우려가 있으므로 날 음식은 삼가고, 위생을 철저히 한다.

3. 나을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

- 암은 난치병이지 불치병이 아니다. 치료 방법을 택한 후엔 나을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

4. 적극적인 질문과 정기적인 검사

- 불편한 부분을 체크해 정기검사 시 적극적으로 주치의에게 질문하면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출처 : <이준규 의학전문기자·보건학박사 jklee@kyunghyang.com>
http://news.khan.co.kr/section/khan_art_view.html?mode=view&artid=200906101633275&code=9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