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무릎 관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고혈압, 당뇨, 뇌졸중과 함께 한국인의 4대 고질병으로 불린다. 퇴행성 관절염은 숨길 수 없는 노화의 징표로 우리나라 55세 이상 인구의 80%가 앓고 있다. 관절은 인체 내 200여 개의 크고 작은 뼈 사이에서 이음매 역할을 하며, 하루에도 10만여 회나 움직이는 중요한 인체의 일부다. 관절의 노화를 예방하고 늦출 수 있는 방법은 고령화 시대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으로 통증을 없앨 수 있지만, 약을 먹어도 관절염이 낫지 않으면 일명 ‘뼈주사’라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게 된다. 이 주사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뿐,

관절 내 연골을 약해지게 해 관절이 더 빨리 손상되는 단점이 있다. 약물이나 주사요법 등을 시행해도 효과가 없을 때에는 ‘인공관절 치환술’로 관절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손상된 관절 부분만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하거나,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수술 시 통증을 걱정하거나, 수술 후 다리가 뻣뻣해져서 인공관절 치환술을 꺼리는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기법과 醫工學(의공학)의 발전으로 환자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걱정 없이 수술 받을 수 있다.

인공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때는 8~10cm만 절개하는 최소 침습을 실시한다. 절개 부위가 크면 클수록 근육 손상이 불가피하다. 과거 수술은 절개 부위가 15~20cm나 되어 조직, 근육 등 환자의 신체구조에 손상을 줄 위험이 있었고 출혈이나 감염, 통증 등의 문제도 있었다.

최소 침습 수술은 절개를 최소화해 출혈, 통증을 줄였으며 흉터가 많이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회복기간이 빨라진 것이 장점이다. 조직이나 근육 손상이 적어 수술 3일 만에 계단을 걸어다닐 수 있을 정도다. 또 수술 시에는 ‘모바일 베어링’ 타입의 인공관절을 이용한다.
‘모바일 베어링’ 타입은 무릎이 움직일 때마다 인공 연골이 전후 좌우로 같이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앉아서 생활을 많이 하는 동양인의 특성에 맞춘 초굴곡형 인공관절이다.

90도 정도만 구부릴 수 있었던 예전 인공관절에 비해 관절운동의 범위가 월등히 커져 양반다리, 쪼그려앉기 등도 가능하다. 초굴곡형 인공관절의 이러한 장점 때문에 직업적으로 무릎을 많이 구부려야 하는 건설노동자나 농부 혹은 낚시ㆍ골프ㆍ등산 등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높은 호응도를 보이고 있다.

재질도 진보하여 금속에 세라믹을 입혔다. 세라믹 인공관절은 지르코늄이라는 신소재로 인공관절 표면을 산화시켜 세라믹처럼 매끈하게 만든 것이다.

연골과의 마찰을 적게 해 연골이 쉽게 마모되지 않을뿐더러 내마모성도 기존의 인공관절보다 4900배나 강화되었다. 덕분에 평균 10년 정도에 불과했던 인공관절의 수명이 20년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늘었다.

내비게이션 수술법

인공관절 수명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의 정확성이다. 수술이 정확할수록 인공관절 수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시 골 절제나 인대 균형 맞추기를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골 절제에 3~4도 이상 오차가 있으면 실패율이 급격히 증가한다. 최근 고안된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수술법은 이런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인공위성 위치추적 시스템의 원리를 인공관절 수술에 응용한 것이다. 적외선 카메라와 위치인식 장치 등으로 구성된 내비게이터를 이용, 절개 부위를 추적해 짚어낸다.

때문에 인공 관절의 각도를 환자의 관절에 정확하게 맞출 수 있어 정확성이 높고 수술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술이 관절 관리의 끝은 아니다.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수술 후에 다리에 피가 응고되어 혈액순환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다리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을 꾸준히 하되 테니스나 축구 같은 격렬한 운동보다는 산책이나 수영, 골프와 같은 가벼운 유산소운동으로 관절 근육을 단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질병에 의해 염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감염성 질환이나 골다공증, 뼈를 약화시키는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술ㆍ담배ㆍ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 검진을 받아 인공관절의 상태를 살피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인공관절 수술은 모든 치료에도 효과가 없을 경우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가능한 한 자신의 관절을 유지하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따라서 평소 무릎건강 수칙을 잘 지키고, 관절 질환이나 부상이 생기면 ‘며칠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방치하지 말고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자신의 관절을 잘 보존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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