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 로마시대 강력한 개혁과 영토 확장으로 현군으로 칭송받는 클라우디스 황제는 정무에 전념하느라 아내에게 소홀했다. 첫번째 결혼식 날 신부가 죽는 불행을 겪었던 그는 48세 때 16세의 소녀 메실리나와 결혼했다. 하지만 메실리나는 머리는 펑퍼짐했고 젖가슴이 기형인 추녀였다. 해서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한 황제는 아내를 방치했다. 그러자 메실리나는 변장을 하고 수시로 궁중을 빠져나가 성욕을 해소했다. 못생긴 외모로 인해 남자들을 유혹하기 힘들자 스스로 매음굴로 들어가 파트타임 창녀가 되었으니, 추녀에게도 건강한 성욕이 존재함을 과시했던 것이다.

이처럼 건강한 여성은 누구나 지극히 정상적인 성적 욕구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소해 주지 않으면 황녀(皇女)라 할지라도 부와 명예를 벗어던지고 비천한 신분의 창녀로 돌변하는 것이다. 해서 아내의 성적 욕구를 적절하게 해갈시켜 주는 것은 남편의 의무이자 도리라고 할 수 있는데, 실상 우리나라 남성들은 의무에 적이 소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30~40대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오르가슴을 경험한 횟수에 대해 가끔 느낀다(32%), 오르가슴이 뭔지 모르겠다(31%)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관계를 가질 때마다 느낀다는 23%, 여성 상위 체위 때만 느낀다는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따라서 63%의 여성들이 평상시 오르가슴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의무적인 부부관계(32%), 남편의 테크닉 부족(30%), 마음껏 즐길 수 없는 불안한 장소(22%) 등으로 나타났다.

서양 여성들이 15%만이 불감증인데 반해 우리나라 여성들은 무려 31%가 불감증인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데, 불감증은 여성의 대표적 성기능 장애로 성욕이나 성적인 흥분은 있으나 오르가슴에 이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은 임신이나 성병 등에 대한 공포, 종교적 가치관, 성교에 대한 무지, 감각기능의 이상 등으로 다양한데 문제는 완치가 어렵고 치료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성적인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많고, 오르가슴을 느끼지 않는 것이 정숙한 여자라고 여기는 그릇된 의식 때문이다. 따라서 아내가 부부관계에 미온적이고, 행위 시 반응이 미약하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 김재영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출처: http://sports.khan.co.kr/news/sk_index.html?cat=view&art_id=200905312140566&sec_id=561801&sk_id=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