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못지 않은 집중 호우로 생활주변 전체가 습기로 눅눅하다. 한 여름을 뜨겁게 장식했던 무더위도 아직 기세를 꺾지 않고 있다.

 

이 같이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면 곰팡이가 서식하기 알맞은 적절한 습도와 온도로 각종 피부질환이 잘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경향이 높다. 이를 우습게 보고 방치하다가는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도 있다.

 

대표적인 피부질환으로는 곰팡이에 의한 무좀과 세균에 의한 농가진, 그리고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아토피 피부염 등이 있다. 그 중 곰팡이(진균)에 의한 피부질환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좀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 성모병원 피부가 오신택 교수는 “고온다습한 기후는 곰팡이와 세균이 쉽게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피부질환이 기승을 부리게 된다”며 “몸과 생활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통풍을 자주시켜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좀=무좀은 발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지만 온도가 높고 습기가 찬 피부라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어디에나 생길 수 있다.

 

발 무좀은 주로 발가락 사이가 갈라지고 껍질이 벗겨지는 형태와 발바닥 전체가 벗겨지는 형, 물집과 염증이 생기는 형태로 나타난다. 발에 땀이 많거나 발을 제대로 말리지 않는 경우, 신발이나 양말이 꽉 끼는 경우 많이 발생하며 방치하면 발톱 무좀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심하면 이차 감염으로 다리 전체가 붉게 부어 오르며 통증이 생기는 봉화직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무좀 치료는 무엇보다 청결과 통풍, 그리고 꾸준함이 중요하다. 먹는 항진균제와 바르는 항진균제를 증상이 사리진 후에도 2주 이상 꾸준히 사용하는 것도 잊어서는 안된다. 가족 중 무좀환자가 있으면 발 매트나 발수건, 신발 등을 함께 사용해서는 안되며 발을 씻은 후에는 드라이기 등으로 발가락 사이까지 완벽하게 물기를 말려줘야 한다. 신발을 두 켤레 준비해 교대로 신거나 제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지혜.

 

발톱 무좀은 3개월에서 6개월 간 무좀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 교수는 “무좀 환자들 가운데 민간요법으로 식초를 사용하다 화학적 화상 등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며 “무좀균은 가족에게 전염될 수 있고 특히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이차 세균감염으로 합병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전문의와 상담해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완선=곰팡이로 인해 사타구니에 생기는 무좀이다.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남성들에게 흔하다. 일반적으로 성병으로 오인해 병원을 찾지 않고 자가치료를 하거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오 교수는 “완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풍이 잘 되는 트렁크 팬티를 입고 샤워 후에는 물기를 잘 닦아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루러기=연한 갈색의 둥글둥글한 얼룩 반점이 앞 가슴과 겨드랑이 등 땀이 많은 곳에 발생하며 몸 전체로 확산된다. 항진균제를 먹거나 바르면 치료되지만 재발이 잘돼 전문가의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농가진=벌레에 물렸거나 아토피 피부염 환부를 긁어 생긴 상처에 포도상 구균이나 연쇄상구균이 침투해 생기는 피부병으로 전염성이 매우 높다. 피부를 긁지 못하게 하고 몸을 청결히 하며 환부를 깨끗이 소독한 후 항생제를 사용해야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알러지의 원인이 되는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세균이 증식하게 되면 아토피 피부염이 생길 수 있다. 습기가 많을수록 먼지 등이 피부에 잘 달라붙고 비와 땀 속에 있는 화학물질들이 피부를 자극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몸을 항상 깨끗이 씻고 물기를 잘 닦아 건조하게 하는 것이 좋다.

 

집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2-3일에 한 번씩 보일러를 가동해 습기를 제거하거고 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선풍기 등을 사용해 온도를 낮춰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 환기를 자주 시키고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침구나 옷 등은 뜨거운 물로 삶은 후 햇볕에 말려야 한다.

 

에어컨 필터 교환과 세척은 기본. 욕실이나 싱크대 등에 있는 곰팡이도 살균제나 세제로 제거한다.

 

오 교수는 “발 무좀이나 상처에 세균이 침범해 피부진피나 피부 지방층에 감염을 일으키는 봉소염과 모낭에 세균이 증식하는 모낭염, 발바닥에 작은 홈이 생겨 심한 악취가 나는 소와각질 융해증 등도 생기기 쉬운 시기”라며 “요즘같이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는 시기에는 몸과 주변환경을 청결히 하고 환기와 통풍 등 건조함을 유지하는 것이 피부질환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황해동 기자>

[출처] 소리청 블로그